행정서비스 1,658개 서류 없이 신청, 동의 하나로 바뀐 것

“서류 간소화는 정부24에서 하는 민원만 해당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번에 정리된 1,658개 가운데 절반 넘게는 시·군·구 같은 지방정부 서비스입니다. 행정안전부는 10월 19일 중앙부처와 지방정부의 행정서비스 1,658개에 대해 제출서류 간소화를 마쳤다고 발표했습니다. 신청 과정에서 공무원이 전산망으로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는 데 동의하면, 다른 기관 서류를 따로 떼어 내지 않아도 됩니다.

신청서에서 행정정보 공동이용에 동의하면 담당자가 전산으로 확인하는 개념 삽화

동의하면 무엇이 넘어가나

이 방식의 근거는 「전자정부법」의 행정정보 공동이용입니다. 제36조는 행정기관이 다른 기관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받을 수 있으면 같은 정보를 따로 수집하지 말라고 정하고, 제42조는 개인정보가 포함된 정보를 공동이용할 때 정보주체의 사전동의를 받도록 합니다. 신청서에 있는 “행정정보 공동이용 동의” 칸이 바로 이 동의입니다.

동의할 때 알 수 있어야 하는 것도 법에 있습니다. 공동이용의 목적, 대상 행정정보와 이용 범위, 이용기관의 명칭 세 가지입니다. 동의서에 이 항목이 적혀 있으니, 무엇이 조회되는지 궁금하면 동의 칸 위 문구를 읽어 보면 됩니다. 행안부는 공동이용 대상 행정정보를 2025년 174종에서 2026년 181종으로 늘렸다고 밝혔습니다.

비슷한 말로 “공공 마이데이터”가 있습니다. 이쪽은 전자정부법 제43조의2에 따라 정보주체가 본인 정보를 본인이나 지정한 제3자(행정기관, 은행 등)에게 보내 달라고 요구하는 방식입니다. 공무원이 조회하는 공동이용과 달리, 내가 보내는 쪽을 정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행안부는 두 제도를 함께 활용해 서류를 줄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분야별로 서류 제출이 줄어든 행정서비스를 나타낸 개념 삽화

1,658개는 어디에 몰려 있나

간소화는 해마다 쌓였습니다. 2024년 421개, 2025년 679개, 2026년 3분기까지 558개입니다. 분야와 처리기관별로 나누면 이렇습니다.

분야 개수(비율) 행안부가 든 사례
소상공인·사업자 535개(32.3%) 소상공인 경영환경 개선사업 지원, 통신판매업 신고증 재발급
장애인·노인·취약계층·보훈 204개(12.3%) 장애인 평생교육이용권, 치매 치료관리비 지원
생활·세금·요금감면 193개(11.6%) 다자녀가구 공항 주차요금 감면, 문화체육센터 이용 감면
학생·청년·교육훈련 124개(7.5%) 청년 구직활동 지원, 방과후 교육경비 지원
신혼·임신·출산·육아·다자녀 107개(6.5%) 산후조리비 지원, 다자녀가정 양육장려금
근로자 84개(5.1%) 국민내일배움카드 지원
제출서류 간소화 1,658개 서비스, 지방정부 서비스 비중 55.6퍼센트, 공동이용 행정정보 181종
행정안전부 보도자료 (2026-10-19) 기준. 표의 분야는 일부만 실었습니다(자격확인 86개, 농어민 67개, 기타 258개 제외)

처리기관으로 보면 지방정부가 922개(55.6%)로 가장 많고, 중앙부처·교육기관 374개, 공공기관 302개, 금융·민간기관 60개입니다. 그래서 “우리 구청 감면 신청도 해당되나”를 묻는 사람이 많을 텐데, 행안부 발표는 분야별 대표 사례만 공개했고 1,658개 전체 목록은 보도자료에 실려 있지 않습니다. 개별 서비스가 해당되는지는 신청 화면이나 안내문에 공동이용 동의 칸이 있는지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자녀를 키우는 집이라면 체감이 큰 쪽은 감면과 육아 분야입니다. 다자녀 공항 주차요금 감면처럼 그때그때 증빙을 요구받던 일이 동의로 끝나는 구조라, 다자녀 여부를 보여 주려고 가족관계 서류를 떼던 수고가 줄어듭니다.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과 전자정부법상 서류 요구 금지와 열람권을 정리한 카드

서류를 또 내라고 하면 법을 보면 됩니다

공동이용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도 서류를 가져오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3항은 행정정보 공동이용으로 필요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면 민원인에게 증명서류나 구비서류 제출을 요구할 수 없고, 담당자가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주민등록증 같은 신분증으로 확인되는 내용, 그 기관이 이미 가진 공부(公簿)로 확인되는 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 추가 서류 금지 — 법령에 정한 구비서류 외의 서류를 더 요구하면 안 됩니다(제10조 제1항).
  • 갱신 때 재제출 금지 — 원래 민원의 내용 변경이나 갱신이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미 낸 서류를 다시 요구하지 못합니다(제10조 제7항).
  • 공표 의무 — 행정기관은 공동이용으로 확인할 수 있는 민원의 종류와 범위를 누리집 등에 공표해야 합니다(제10조 제6항).

창구에서 서류를 요구받으면 “공동이용 동의로 확인 가능한 서류인지” 먼저 물어보는 것이 실질적인 방법입니다. 다만 공동이용 대상이 아닌 정보(민간 발급 서류, 일부 사업의 자체 증빙)는 여전히 내야 할 수 있습니다.

행정정보 공동이용에 동의하는 경우와 직접 서류를 내는 경우를 비교한 개념 삽화

동의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동의는 의무가 아닙니다. 동의하지 않으면 예전처럼 필요한 서류를 직접 발급받아 내면 됩니다.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서류를 누가 확인하느냐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동의한 뒤 내 정보가 실제로 어디서 조회됐는지 궁금하다면 확인할 길도 있습니다. 전자정부법 제43조는 정보주체가 공동이용된 본인 정보에 대해 이용기관, 목적, 정보의 종류, 이용 시기, 법적 근거의 열람을 행정안전부장관이나 이용기관에 신청할 수 있게 하고, 받은 쪽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10일 이내에 알려야 합니다.

예외도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생명·신체 보호가 급한 경우, 법령에 따라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리를 취소하는 업무, 위반자 조사·제재 업무처럼 사전동의를 받기 어렵거나 부적절한 경우에는 먼저 공동이용하고 나중에 알리도록 돼 있습니다(제42조 제2항). 그래서 “동의하지 않았는데 조회됐다”는 경우가 생길 수 있고, 이때도 열람 신청으로 근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련 글: 보조금24 숨은 정부지원금 조회, 직장인 가장의 확인법 · 아동수당·부모급여 자동 지급, 시행 전 출산 가정이 할 일

참고한 자료
행정안전부, 「행안부, 1,658개 행정서비스 제출서류 간소화 완료… 국민 불편 대폭 해소」 보도자료 (2026-10-19 배포, 10-20 조간) — 원문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행정서비스 1658개 서류 간소화 완료…동의만 하면 ‘OK’」 (2026-10-19) —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전자정부법」 제36조·제42조·제43조·제43조의2 (2026-10-20 확인) —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10조 (2026-10-20 확인) —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