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라는 말이 붙은 가전은 모두 인공지능이 들어간 제품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공정거래위원회 기준으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공정위가 10월 22일 공개한 「인공지능(AI) 관련 표시·광고 가이드라인」 초안은 미리 정한 규칙대로만 움직이는 센서 제어를 AI로 보기 어렵다고 적었습니다. 초안은 11월 11일까지 의견을 받은 뒤 확정되고, 그와 별도로 식품·의약품·화장품의 AI 가상 전문가 광고는 11월 27일부터 법으로 금지됩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24일 기준 공정위 보도참고자료와 가이드라인(안) 전문을 바탕으로 썼습니다.

공정위가 그은 선, 학습하고 판단하는가
가이드라인은 인공지능기본법 제2조의 정의를 가져와 “학습, 추론, 지각, 판단” 능력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판단 기준은 제품이 AI 시스템의 학습·추론·판단 결과를 이용해 기능을 수행하는지입니다.
| 구분 | 초안의 판단 |
|---|---|
| 단순 센서 기반 제어, 임계값에 따른 자동 조절 | AI 제품으로 보기 어려움 |
| 센서 데이터를 AI 시스템에 넣어 예측·분류·추천 | AI 활용 제품으로 평가될 가능성 |
| 출시 뒤 재학습 없이 기기 안에서 추론(온디바이스 AI) | AI 시스템에 해당할 수 있음 |
| 본체가 아니라 앱·와이파이 연동으로 AI 기능 제공 | AI 시스템에 해당할 수 있음 |
배경에는 실제 적발 사례가 있습니다. 공정위와 한국소비자원이 2025년 5~7월 온라인몰 7곳의 가전·전자제품을 점검해 ‘AI 워싱’ 의심 광고 20건을 찾았고, 그중 19건이 학습 기반이 아닌 센서 기술에 AI 명칭을 붙인 경우였다고 여러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소비자원이 2025년 11월 조사한 결과로는 응답자의 57.9%가 AI 제품이면 더 비싸도 사겠다고 했고, 평균 약 21%를 더 낼 의향을 보였습니다. 소비자가 웃돈을 내는 표현이라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 공정위 설명입니다.


제품명에 AI를 붙일 수 있는 조건
초안은 ‘주된 기능 연계성 원칙’을 제시합니다. 세탁기의 세탁, 냉장고의 냉장·보관처럼 제품의 본질적인 기능에 AI가 적용됐으면 제품명에 AI를 쓸 수 있습니다. 절전이나 알림 같은 부수 기능에만 AI가 들어갔다면 ‘AI 절전 세탁기’ 처럼 적용 범위를 제품명 가까이에 함께 적어야 합니다.
예외도 있습니다. 부수 기능처럼 보여도 그 결과가 본질적 효용으로 이어지면, 예를 들어 AI로 냉방 효율을 높여 같은 전력에서 냉방 성능이 좋아진다면 주된 기능에 AI가 적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AI 기능 비율 같은 숫자 기준은 두지 않았습니다. 가전을 바꿀 때 ‘AI’ 문구를 보고 상위 모델을 고르는 집이라면, 그 AI가 세탁·냉장 자체에 쓰이는지 알림에만 쓰이는지가 가격 차이를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제품이 AI를 쓰는지 확인받는 제도도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시에 따른 ‘AI 제품·서비스 확인제’가 2026년 7월 21일부터 시행 중이고,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확인 기관입니다. 다만 공정위는 이 확인이 AI 활용 여부라는 사실을 확인할 뿐 성능이 우수하다는 인증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AI가 만든 사람과 후기는 따로 규율된다
가이드라인은 가전만 다루지 않습니다. AI로 만든 가상 인물·후기·딥페이크를 쓴 거짓·과장 광고도 대상이고, 공정위는 이런 광고가 식품·의약품 분야를 중심으로 SNS에서 퍼져 노년층 피해가 생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AI 생성 후기 — 실제 소비자 경험이나 전문가 의견인 것처럼 표시하면 거짓·과장 또는 기만 광고에 해당할 수 있음
- AI 생성 이미지·영상 — 쓸 수 있지만 실제 인물·상품·사용 결과로 오인될 수 있으면 AI 활용 사실이나 실제와 다른 부분을 표시해야 함
- 식품·의약품·화장품 — 개정 식품표시광고법·약사법·화장품법이 2026년 11월 27일 시행되면 AI로 만든 가상의 의료인·전문가가 추천·보증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광고 자체가 금지
건강식품 광고에 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나와 제품을 권하는 영상이 있다면, 11월 27일 이후에는 그 사람이 실제 인물인지부터 의심해 볼 근거가 생기는 셈입니다.

광고를 볼 때 확인할 여섯 가지
초안의 소비자 유의사항은 여섯 항목입니다. 쇼핑몰 상세페이지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 광고에서 주장하는 AI 기능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 AI 기능의 작동 조건과 제한 사항이 적혀 있는지 (앱 연동, 인터넷 연결 등)
- 성능 수치에 시험기관·시험 조건 같은 근거가 있는지
- AI 챗봇·AI 상담이면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고 있는지
- 후기가 실제 소비자가 쓴 것인지
- 딥페이크 영상 광고에 AI 생성 표시가 있는지
사업자에게 실증 책임이 있다는 점도 알아 둘 만합니다. 표시광고법 제5조에 따라 광고에서 주장한 내용이 사실이라는 것을 사업자가 증명해야 하고, 초안은 AI 사용 여부를 실증하지 못하면 부당한 광고로 평가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성능 시험 결과를 광고에 쓰면 시험 조건과 적용 범위를 함께 알려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 가이드라인을 어기면 바로 처벌받나요
가이드라인 자체는 법적 구속력이 없고, 체크리스트를 못 채웠다는 것만으로 법 위반이 되지는 않습니다. 실제 위법 여부는 표시광고법과 개별 광고의 내용·사실관계로 판단합니다.
AI로 만든 광고는 모두 표시해야 하나요
AI로 제작했다는 이유만으로 항상 표시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실제와 다른 모습이 구매 판단에 영향을 주거나 실제 인물·제품으로 오인될 수 있으면 알려야 하고, 인공지능기본법 제31조의 생성물 표시 의무는 별도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의견은 누가 낼 수 있나요
개인이나 단체 누구나 11월 11일까지 찬성·반대·수정 의견과 이유, 성명·주소·전화번호를 적어 우편 또는 이메일로 공정위 소비자정책총괄과에 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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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한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 인공지능(AI) 관련 표시·광고 가이드라인(안) 의견청취 실시」 보도참고자료 (2026-10-22) — 원문
공정거래위원회, 「인공지능(AI) 관련 표시·광고 가이드라인(안)」 전문 (2026-10-22, 소비자 유의사항·FAQ) — 원문 첨부
한국경제, 공정위·소비자원 AI 워싱 실태조사 보도 (2025-11-07) — 원문
헤럴드K, 「AI라더니 센서 기술뿐…’AI워싱’ 가전 줄줄이 시정 조치」 (2025-11-06) —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