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을 회사 장부에만 적어 두고 외부에 쌓지 않는 회사에 다닌다면, 법이 바뀌는 대로 2028년부터 2030년 사이 회사 규모 순서에 따라 그 이후 근무분은 회사 밖 금융기관에 적립되도록 바뀝니다. 정부가 10월 29일 당정협의를 거쳐 발표한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의 핵심입니다. 다만 아직 정부 방안이고,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을 11월 중 마련해 연내 국회 통과를 추진하는 단계입니다.

사외적립 의무화는 회사 규모로 시작 연도가 갈린다
개정안이 연내 통과되면 1년 준비기간을 거쳐 3단계로 시행됩니다. 정부가 퇴직연금 미도입 사업장 1,500곳을 실태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노사정이 합의한 일정입니다.

| 사업장 규모 | 의무화 시작 | 적용 범위 |
|---|---|---|
| 100인 이상 | 2028년 | 시행 이후 발생하는 계속근로기간부터 |
| 10~99인 | 2029년 | 시행 이후 발생하는 계속근로기간부터 |
| 10인 미만 | 2030년 | 시행 이후 발생하는 계속근로기간부터 |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마지막 열입니다. 의무화가 시작되면 그 시점 이후 근무분부터 외부 적립 의무가 생기는 것이고, 지금까지 쌓인 근무기간을 한꺼번에 외부로 옮기라는 뜻은 아닙니다. 정부가 이 제도를 미는 이유는 체불입니다. 지난해 임금체불액 가운데 퇴직금 비중이 41.1%(8,229억 원)였습니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무엇이 다른가
지금 퇴직연금은 회사가 금융회사와 계약을 맺는 계약형이 기본입니다. 기금형은 전문성을 가진 수탁법인이 적립금을 대신 운용하고, 수익과 손실은 가입자에게 돌아가는 방식입니다.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 적용됩니다.
- 세 가지 유형 — 금융기관 개방형(금융회사 단독·컨소시엄), 연합형(복수 사용자나 전국 단위 노사단체, 비영리법인), 공공기관 개방형(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등)
- 선택 방식 — 한 사업장에서 계약형과 기금형을 함께 두거나 여러 기금형을 둘 수 있고, 근로자대표 동의를 얻어 특정 기금형을 기본값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 가입자 보호 — 수탁법인은 고용노동부 장관 인가를 받아야 하고, 법에 가입자 이익 최우선 원칙과 손해배상 책임이 명시됩니다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가입 대상은 2028년 1월부터 300인까지 넓어지고, 사외적립 의무화 이후에도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은 사업장은 자동가입하되 일정 기간 안에 탈퇴할 수 있는 선택권을 두기로 했습니다.
회사 쪽 부담을 덜어 주는 장치도 같이 나왔습니다. 내년 정부안에 자율적으로 먼저 도입하는 사업장의 적립금 매칭지원 60억 원과 경영자금 융자비용 보전 62억 원이 새로 편성됐고, 영세 사업장 수수료 특례와 규약신고 간소화도 추진합니다. 이미 도입한 회사에 대해서는 확정급여형 적립금 미충족 사업장 정기감독을 올해 하반기 500곳 등으로 늘리고, 확정기여형 부담금 미납을 파악하는 체계도 만듭니다.

IRP와 연금 수령에서 달라지는 것
이미 퇴직연금에 가입한 직장인에게 직접 닿는 내용은 이쪽입니다. 정부는 현재 70%인 IRP 위험자산 투자한도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확정급여형(DB)·IRP·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에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넓히기로 했습니다. 몇 퍼센트까지 올릴지는 이번 발표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받는 단계도 바뀝니다. 금융회사는 연금으로 받을 때와 일시금으로 받을 때의 기대수익·수령액 비교 정보를 미리 알려야 하고, 퇴직급여를 받을 때 일시금 수령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연금으로 자동 지급됩니다. 적립금을 깨는 중도인출 대신 쓸 수 있는 담보대출 상품을 위한 제도 개선도 함께 추진합니다. 분리과세 한도 확대 같은 추가 세제지원은 ‘검토’ 단계로만 언급됐습니다.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은 상품 평가로 질 낮은 상품을 퇴출하고 적용 시점과 범위를 넓혀, 돈이 운용되지 않고 대기하는 기간을 줄이는 방향입니다.

지금 직장인이 확인할 것은
당장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그래도 아래 세 가지는 지금 확인해 둘 수 있습니다.
- 회사의 퇴직급여 제도 — 확정급여형,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미도입(퇴직금) 중 무엇인지 인사팀이나 퇴직연금 가입 내역에서 확인합니다. 미도입이면 이번 의무화의 직접 대상입니다
- 회사 규모 — 상시 근로자 수에 따라 시작 연도가 2028·2029·2030년으로 갈립니다
- 입법 경과 — 단계 일정은 개정안이 연내 통과된다는 전제입니다. 국회 심의에서 날짜와 세부 기준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외벌이 가장에게 퇴직급여는 노후자금의 큰 축이라, 일시금이 기본이던 수령 방식이 연금 쪽으로 바뀌는 대목은 계획을 다시 짜야 할 부분입니다. 연금으로 받을 때의 퇴직소득세 감면은 이미 시행 중인 제도이니 관련 글에서 연차별 비율을 함께 보면 됩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29일 정부 발표 기준입니다. 본 글은 제도 안내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관련 글: 퇴직금 IRP로 받으면 세금 얼마나 줄어드나, 연차별 70·60·50% · 퇴직연금 투자한도 100% ETF, 원금보장 아닌 이유 · 임금체불 징역 5년, 10월 8일부터 달라지는 것과 받는 법
참고한 자료
관계부처 합동(고용노동부·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 「모든 사업장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2030년까지 단계 확대」 정책뉴스 (2026-10-29) — 원문
경향신문, 「퇴직급여 ‘사외적립’ 단계적 의무화…2028년 ‘100인 이상’ 사업장서 시작」 (2026-10-28 보도) — 원문
파이낸셜뉴스, 「퇴직급여 사외적립 2030년까지 의무화」 (2026-10-29 보도) —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