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연명의료의향서, 연명의료계획서와 다른 점과 작성법

연명치료를 받을지 말지는 나중에 가족이 정해 주면 된다고 여기기 쉽지만, 법이 정한 절차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본인 뜻을 담은 문서가 없으면 연명의료결정법은 19세 이상 가족 2명 이상의 일치하는 진술이나 가족 전원의 합의를 요구합니다. 건강할 때 미리 남길 수 있는 문서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이고, 보건복지부는 10월 16일 이 제도의 개선 방향을 논의하는 특별전문위원회 3차 회의를 열었습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계획서의 작성 주체와 시점 차이를 나타낸 개념 삽화

의향서와 계획서, 누가 언제 쓰나

두 문서는 이름이 비슷하지만 누가, 언제 쓰는지가 다릅니다.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하 연명의료결정법) 제2조의 정의를 기준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구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연명의료계획서
누가 쓰나 19세 이상인 본인이 직접 환자의 뜻에 따라 담당의사가
언제 쓰나 건강할 때도 가능 말기환자 또는 임종과정 환자일 때
어디서 쓰나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등록기관 의료기관
담는 내용 연명의료중단등결정, 호스피스 이용, 작성 연월일 등 연명의료중단등결정과 호스피스에 관한 계획

둘의 관계에서 놓치기 쉬운 조항이 있습니다. 의향서를 등록한 뒤 연명의료계획서를 다시 작성하면 그때부터 의향서는 효력을 잃습니다(제12조제8항제4호). 병이 깊어진 뒤에는 의료진과 함께 쓴 계획서가 본인의 최신 의사로 남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연명의료는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하는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으로, 치료 효과 없이 임종과정만 늘리는 시술을 뜻합니다(제2조제4호).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19세 이상 본인이 등록기관에서, 연명의료계획서는 담당의사가 의료기관에서 작성
연명의료결정법 제2조·제12조·제17조 기준(2026-10-21 확인)
환자 의사를 확인할 문서가 없을 때 가족이 진술하거나 합의하는 개념 삽화

문서가 없으면 누가 결정하나

의향서도 계획서도 없고 환자가 뜻을 말할 수 없는 상태라면 법은 두 단계로 나눕니다.

  • 가족 진술(제17조제1항제3호) — 환자가 평소 일관되게 밝힌 뜻에 대해 19세 이상 가족 2명 이상이 같은 진술을 하면, 담당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명이 확인해 환자의 의사로 봅니다. 가족은 배우자·직계비속·직계존속이고, 이들이 없을 때 형제자매입니다. 가족이 1명이면 그 1명의 진술로 합니다.
  • 가족 전원 합의(제18조) — 환자의 뜻을 전혀 확인할 수 없으면 배우자와 1촌 이내 직계 존속·비속(없으면 2촌 이내, 그다음 형제자매) 가운데 19세 이상 전원이 합의해야 합니다.

가족이 다르게 진술하거나 이를 뒤집는 객관적 증거가 있으면 진술 경로는 쓸 수 없습니다. 형제가 여럿이거나 의견이 갈리는 집이라면 결정 자체가 늦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자녀가 아직 19세 미만인 집은 진술·합의에 참여할 가족에서 그 자녀가 빠지므로, 실제로는 배우자와 부모·형제에게 결정이 몰립니다. 외벌이로 아내와 딸 하나를 둔 저 같은 40대 가장에게 의향서는 이 부담을 미리 덜어 두는 문서에 가깝습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전 알아둘 세 가지를 정리한 카드

지금 쓸지 판단하는 기준

의향서는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쓸 수 있습니다. 판단에 앞서 알아 둘 사실은 세 가지입니다.

  • 작성 즉시 효력이 발휘되는 것이 아니다 — 담당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명이 임종과정에 있다고 판단하고(제16조), 담당의사가 의향서 내용을 확인해야 이행됩니다(제17조제1항제2호). 평소 병원 치료나 응급 처치를 거부하는 문서가 아닙니다.
  • 언제든 바꾸거나 철회할 수 있다 — 제12조제6항. 등록기관은 지체 없이 변경하거나 등록을 말소해야 합니다.
  • 통증 완화와 기본 공급은 계속된다 — 연명의료를 중단하더라도 통증 완화를 위한 의료행위와 영양분·물·산소의 단순 공급은 중단할 수 없습니다(제19조제2항).

반대로 효력이 없는 경우도 법에 적혀 있습니다. 본인이 직접 쓰지 않았거나, 자발적으로 쓰지 않았거나, 등록기관의 설명을 듣고 확인하는 절차가 빠졌다면 무효입니다(제12조제8항). 가족이 대신 써 주는 방식은 처음부터 성립하지 않습니다.

등록기관에 신분증을 가지고 방문해 설명을 듣고 의향서를 작성하는 개념 삽화

작성 절차와 준비물

의향서는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등록기관에서만 등록할 수 있습니다. 지정 대상 기관은 보건소 등 지역보건의료기관, 의료기관, 관련 사업을 하는 비영리법인·단체, 공공기관, 노인복지관입니다(제11조제1항).

  1. 등록기관 찾기 —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누리집이나 안내전화(☎1855-0075)에서 가까운 기관을 찾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처럼 사전 예약을 받는 기관도 있어 방문 전에 전화로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2. 본인이 신분증을 들고 방문 —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여권 등. 대리 작성은 안 됩니다.
  3. 설명 듣고 확인 — 연명의료의 방법, 호스피스 선택, 의향서의 효력과 효력 상실, 등록·보관, 변경·철회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해했다고 확인합니다(제12조제2항).
  4. 작성·등록 — 등록기관이 본인 작성 여부를 확인해 등록하고, 결과를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통보합니다(제12조제4·5항).

등록된 의향서는 담당의사가 관리기관에 조회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제17조제2항). 가족이 문서를 따로 들고 다닐 필요는 없지만, 썼다는 사실은 가족에게 알려 두는 편이 실제 상황에서 혼선을 줄입니다.

제도는 지금 무엇이 논의되나

보건복지부는 8월부터 의료계·윤리계·환자단체·법조계 등 14명으로 연명의료결정제도 개선 특별전문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10월 16일 3차 회의 주제는 의료현장에서 본 생애 말 의료의 역할과 한계였고, 4차 회의는 환자 관점의 자기결정권을 다룰 예정입니다. 위원회는 연내 권고안 마련을 목표로 하고, 국무총리 소속 의료혁신위원회가 11월 7~8일 시민패널 공론화로 국민 의견을 모읍니다.

10월 20일 호스피스의 날 기념식에서 복지부는 연명의료결정제도, 호스피스·완화의료, 장기·조직기증 희망등록, 장례지원제도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통합 홍보자료를 11월부터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등을 통해 배포한다고 밝혔습니다. 권고안이 나오면 절차가 바뀔 수 있으므로, 이 글은 2026년 10월 21일 시행 중인 법률(2025-10-02 시행본) 기준입니다.

정리

의향서는 19세 이상이 건강할 때 등록기관에서 본인이 직접 쓰는 문서, 계획서는 말기·임종 단계에서 담당의사가 쓰는 문서입니다. 둘 다 없으면 가족 2명 이상의 일치 진술이나 가족 전원 합의가 필요합니다. 의향서는 임종과정 판단 뒤에만 쓰이고, 언제든 바꿀 수 있으며, 통증 완화와 영양·물 공급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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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공공기관 발표를 바탕으로 한 정보 안내이며, 개인의 진단·치료는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참고한 자료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 제2조·제11조·제12조·제16조~제19조 (법률 제20891호, 2025-10-02 시행, 2026-10-21 확인) — 원문
보건복지부, 「생애 말 의료현장 어려움 덜고 환자 권리 높인다, 연명의료결정제도 개선 방향 논의」 보도참고자료 (2026-10-16) — 원문
보건복지부, 「생애 말기 환자와 가족 ‘아픔을 덜고 마음을 채우다’」 제14회 호스피스의 날 보도참고자료 (2026-10-20) — 원문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연명의료상담 안내」 (등록기관 안내, 2026-10-21 확인) — 원문